전 세계 '짝퉁 불닭' 몸살에…삼양식품, 'Buldak' 상표권 등록 추진

아주경제2026-02-19 10:24:05

외국인들이 삼양식품 붉달볶음면과 불닭소스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외국인들이 삼양식품 '붉달볶음면'과 '불닭소스'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이 브랜드 ‘불닭’의 영문 명칭인 ‘Buldak’에 대한 국내 상표권 등록을 추진한다. 해외 시장에서 모방 제품이 확산하자 국내 상표권을 확보해 글로벌 차원의 법적 대응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이달 중 지식재산처에 'Buldak' 상표 출원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삼양식품은 전 세계 88개국에서 약 500건의 불닭 관련 상표를 등록했거나 심사 중이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불닭’이라는 명칭에 대해 배타적 권리를 갖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8년 특허법원이 ‘불닭’을 보통명사로 분류하면서 독점적 상표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국내 상표권 공백이 해외 분쟁 대응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20년대 들어 중국, 동남아, 미국은 물론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까지 불닭볶음면 모방 제품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중문 명칭인 ‘불닭면(화계면)’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캐릭터 ‘호치’를 교묘히 베낀 제품이 유통 중이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지에서도 영문 ‘Buldak’을 크게 강조한 유사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최근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Buldak’을 흉내 낸 ‘Boodak’, ‘Samyang’과 유사한 ‘Sayning’ 등의 카피캣 제품이 나란히 진열된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88개국에 상표권을 등록했지만 27개국에서 분쟁이 진행 중”이라며 해외 K-브랜드 보호의 어려움을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삼양식품은 신문 광고를 통해 “Buldak은 삼양식품이 축적해온 고유 브랜드 자산”이라며 상표권 확보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현재 삼양식품은 해외 모방 제품에 대해 경고장 발송과 현지 지식재산 당국 신고, 분쟁 조정 신청, 압류 절차 등 다각적인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의 권리 기반이 미비한 상태에서는 해외에서 상표권 침해를 주장하는 데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삼양식품은 국문 명칭 대신 영문 ‘Buldak’을 상표로 등록하는 방안을 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Buldak’이 이미 특정 제품을 지칭하는 고유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이를 국내에서도 명확히 권리화해 해외 침해 대응의 법적 근거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국내에서 ‘Buldak’ 상표가 등록되면 해외 상표 침해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